안데르스 한센 작, 김아영 역, 동양북스 출.
뇌(정신) = 신체, 나의 뇌를 더 알고싶다.
흔히 정신과 신체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신(생각)은 뇌로부터 나온다. 그래서 정신과 신체를 분리하는 일이 가당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명확하게 이 두 관계를 말하기에는 아련한 구석이 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속담 정도로 생각 할 뿐이다. 인간은 뇌 능력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고 죽는다는데, 최근에 하고싶은 일이 생기면서 나는 내 뇌를 더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생각과 뇌, 그리고 다른 신체 시스템이 어떤 원리에 의해 연결되고 작동하는지 알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니체는 말했다. "나는 전적으로 몸이며 그 밖의 아무것도 아님을 알고, 영혼은 몸에 속한 무언가를 표현하라 뿐임을 안다." 그는 사유했고 나는 공감했지만, 더 나아가 이해해보려 한다.
인간의 뇌는 아직 천천히 진화중
<클루지>에서도 나온 개념이 여기에도 등장한다. 우리 뇌는 여전히 수렵/채집인 수준에서 얼마 진화하지 못했다는 것. 원시인은 외부 위협이 많은 상황속에 살았으므로 겁 많고 부정적인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 이때문에 주변의 기회를 보기보다 위험을 먼저 감지한다는 점, 칼로리를 찾으면 열심히 섭취한다는 점을 예로 든다. 그래서 현대의 진정한 위험은 아직 위험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수백만년 전의 위험만을 여전히 위험으로 인지한다는 것이 현대인들에게 단점이 된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는 오늘과 미래에는 이러한 신체와 환경의 괴리가 더 심화 될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인위적으로 극복하는 수 외에는 '자연스러운'진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인다.
스트레스와 불안, 감정이 행동을 지배한다.
스트레스 : 위협이 되는 것에 대한 반응
불안 :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것에 대한 반응
불안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HPA축이 활성화 된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코티솔분비)) 이렇게 코티솔이 분비되면 긴장상태가 되고 투쟁/도피반응이 일어난다. 이 때 뇌의 원초부분이 활발히 작동하게 되며 생각하는 부분의 비중은 축소된다. 원시시대에는 이 반응이 생존 확률을 높였을 것이다. 그 후손이 우리이고. 하지만 오늘날에는 생각을 통한 문제해결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생존에 불리한 조건이 된다. 이렇게 이어진 감정이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게 된다. 삶에 불리한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동기부여 회로, 원리와 응용
인간은 정보를 갈망하는 본능이 있는데 많이 알수록 생존 확률이 높기 때문에 우리에게 남은 특징이라고 보여진다. 이를 조절하는 호르몬이 도파민과 엔돌핀이다.
도파민 : 성취감, 보상감, 쾌락, 의욕, 흥미. 동기부여 및 집중력을 갖게 함. 새로운 것에 반응. '기대'할 때 많이 분비.
엔돌핀 : 성취 후에 오는 만족감, 마비감.
스마트폰은 이러한 본능에 끊임없는 자극을 부어넣을 수 있는 물건이다. 더하여 이 본능을 극으로 치닫도록 활용한 문명이 바로 SNS이다. SNS는 도파민 중독을 쉽게 만들어내고 우리의 온 집중력을 가져간다.
도파민을 좇는 뇌의 똑똑한 사용법
한편, 원시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뇌는 더 많은 도파민을 주는 것을 찾도록 진화했다. 하지만 오늘날 도파민을 부어넣는 것은 주변의 위험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SNS이다. 따라서 뇌는 끊임없이 휴대폰을 찾거나 보고싶게 만든다. 이것이 문제인 이유는 뇌와 관련된 아래 두가지 사실 때문이다.
▷ 우리 뇌는 멀티태스킹에 약하다.
▷ 수면은 기억력과 뇌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① 뇌는 멀티 태스킹에 약하다.
우선 뇌는 멀티태스킹에 약하다. 집중력은 정신적 대역폭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한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이 가능하다. 집중의 대상을 옮기는데는 수 분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멀티태스킹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또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게되면 전두엽은 발달하지만 기억력이 약화된다. 심지어 정보가 해마로 가지 않고 선조체로 전송되어 잘못된 기억이 저장된다. 이제 정리해보면,
1. 우리 뇌는 도파민을 찾도록 진화했다.
2. 휴대폰은 도파민을 강하게 분비하게 하는 물건이다.
3. 휴대폰의 존재는 우리가 끊임없이 자극 받아 원치 않는 멀티태스킹 상태에 빠지게 한다. (휴대폰을 보면 봐서 집중력 저하, 안보면 참는데 에너지 쏟아 집중력 저하)
4. 집중력이 저하되고 기억력도 감퇴된다.
방법이 없을까? 휴대폰을 넣어놓고 컴퓨터보다는 펜을 사용한다. 손 필기를 하면 우선순위를 따지게 되고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즉 뇌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즉 '사색과 집중'의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② 뇌와 수면
낮에 활동하고 하고 밤에 잠자는 사람이 생존에 유리 했는지, 오늘날 사람들은 밤에 잠을 잔다. 즉,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밤에 분비된다. 반대로 낮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된다. 신체가 낮이라는 인식, 즉 파란 하늘을 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문제는 휴대폰의 불빛, 스크린의 불빛에는 블루라이트가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아직 현대문명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우리의 뇌는 휴대폰의 불빛을 보면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한다.
문제는 수면의 양과 질이 뇌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수면하는 동안 뇌는 입력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선별 저장하는 일과 뇌세포 사이사이의 단백질 찌꺼기를 청소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가 방해받게 되면 장기기억 능력이 부족해지고 신경질환,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점차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취침시간 1시간 이내에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양질의 수면을 방해할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SNS를 하는 이유, 사회적 동물인 우리
음식과 소문은 인류 생존에 도움이 되는 요소였다. 특히 소문은 위험을 피하거나 협력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다. 이것이 인간이 강력한 사회적 본능을 갖게 된 배경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이 요소가 SNS라는 형태로 모습이 변하게 된다. 즉 우리의 본능은 SNS를 향해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사람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측좌핵이 활성화되며 보상기제가 발동한다. 즉 SNS에 활발하게 참여하게 된다.
문제는 위의 두 가지의 혼합으로 발생하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최선의, 최고의 모습을 SNS에 공유한다. 그리고는 SNS를 통해 소문과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 받아들이는 순간에는 자신이 업로드 할 때의 모습은 잊고 너무도 많은 최선의 비교대상들과 자신의 모습을 비교하게 된다. 동시에 자신의 부족함, 낮음을 느끼게 되고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잃게된다. 그리고 편도체의 활발한 활동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를 작동시킨다. 그것이 우울증이다.
세로토닌 : 기분조절, 식욕조절 호르몬. 지위, 리더십, 자신감에 영향. 대장에서 내려오게 되면 세로토닌 분비 감소.
편도체 : 우리몸의 두려움 엔진. 감정기억, 공격성/불안 버튼. 이질적인 것을 보면 불안함을 느낌. 항상 우리몸 스캔.
지연보상과 뇌, 건강
전두엽은 25~30세까지 발달하는데 '보상지연'을 관장하는 곳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끊임없이 즉시적인 대가를 받아내는데 익숙해지게 되고 전두엽은 작아진다. 이 때 학습능력도 저하된다. 보상지연능력을 통해 꾸준함을 유지하며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있을때 우리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두엽을 잘 관리하려면 충분한 수면과 신체활동, 스크린타임 줄이기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뇌는 움직임을 위해 체계화 되어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동물이기 때문에 뇌는 움직임을 위해 체계화 되어 있다. 특히 우리 조상들의 경우 사냥할 때 신체 능력이 극대화 되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신체활동을 하면 뇌의 기능성이 좋아힌다. 몸상태가 좋다는 것은 대응 시스템을 미리 발동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스트레스와 불안 수치를 크게 줄일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5000여건의 문헌을 찾아 신체활동이 뇌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다. 짧더라도(6분~15분) 신체 활동을 하면, 특히 심박수가 높아지는 활동을 하면 계획력 / 집중력 / 집중 대상 전환 능력 / 억제력 / 정보처리 속도가 향상되는 실험 결과들을 제시한다. 특히 달리기는 불안/스트레스를 큰 폭으로 개선한다는 점을 추천한다. 6개월에 52시간, 일주일에 2시간, 주 3회 45분정도의 운동이 뇌 기능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신체 활동이 뇌의 기능 개선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명확한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실험적으로 신체활동과 뇌기능이 양의 상관관계에 있음은 매우 많은 사례를 통해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뇌는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
뇌는 불필요한 곳에는 에너지를 줄인다. 그러므로 퇴행이 가능하다. 반대로 충분한 수면, 신체 활동, 사색과 집중을 통해 우리는 뇌를 발전시킬 수도 있다. 나는 이제 어떻게 내 뇌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컨셉을 잡았다.
끊임없는 독서, 글쓰기를 통한 사색과 집중, 충분한 숙면, 신체활동. 그리고 휴대폰 멀리 하기. 어느 순간엔가 나의 집중력이 마른 껌처럼 똑 똑 떨어지는 경험을 자주 하고 있는데 최근 독서를 하며 많이 개선되는 느낌이다. 이런 시스템을 꾸준히 유지해서 나의 뇌 기능을 극대화 해 하고싶은 일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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